감성적인 이공계 소년, 구글 디자인 리드가 되기까지. 2편

서핏
17 min readAug 3, 2022

안녕하세요. 서퍼님들! ‘감성적인 이공계 소년, 구글 디자인 리드가 되기까지 1편’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아티클을 보신 디자이너 분들이 다양한 채널로 공유해 주시고, 좋은 피드백과 따뜻한 관심을 주셨어요.

저번에 시간에 이어 정영님과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았습니다. 이번 편에는 본격적인 커리어 카운셀링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보다 명확한 조언을 얻고 싶으시다면 이번 편도 놓치지 마세요! :)

다시 만난 정영님은 과연 서퍼님의 커리어 고민에 어떤 답변을 하셨을까요?

이 인터뷰를 읽은 후엔

1. 구글로 이직하신 세세한 스토리현실적인 루트 그리고 영어 공부 방식을 알 수 있어요. 정영님이 생각하는 채용 욕심이 나는 디자이너에 대한 팁도 들을 수 있답니다!

2. 디자인 시스템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글로벌 서비스에서 유저 리서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는지 알 수 있어요.

3. 글로벌 UX 디자인에서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 지와 문제 해결 기반의 UX는 어떻게 포트폴리오에서 드러낼 수 있는지 베스트 케이스와 함께 이해할 수 있어요.

4. 정영님의 사이드 프로젝트 수행기커리어 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을 알 수 있어요.

유학 경험이 없다 하셨는데, 오랜 시간 글로벌 서비스에서 일을 하고 계세요. 언어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해요! 영어는 원래 그렇게 잘 하신건가요?

저는 영어를 절대 잘하지 않아요. (웃음) 시카고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유창하게 회화를 할 수 있다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그냥 정규 교육 과정을 받은 일반 영어 딱 그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그마저도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다 잊어버리게 된 거예요.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서 그때부터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죠. 제가 추천드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미디엄 콘텐츠 소리내서 읽기’ 입니다.

처음엔 한 문단에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텍스트 내용이 재밌으니까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더라고요. 그때 당시 저는 미디엄으로 디자인 아티클을 자주 읽었어요. 그런데도 원문을 눈으로 훑는게 아니라 입으로 소리내서 읽는 건 낯설더라고요. 한글도 소리내 읽으면서 동시에 이해하기가 꽤 힘들어요.

제가 이 방법을 시작한 첫번째 이유가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동시에 이해하기 위해서였고 두번째 이유는 발음 교정을 하기 위함이었어요. 유창하고 훌륭한 발음이 목표가 아니에요. 어떤 식으로든 단어를 의식적으로 읽어 낼 수 있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 업무와 관련된 아티클을 읽으니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고요. 꾸준히 하다보니 조금씩 늘었던 것 같아요. 추천드려요!

비즈니스 회화는 다른 결이 있을 것 같은데요!

운이 좋게도 라인에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분들과 협업할 수 있었어요. 보통 통역사 분들이 도와주시는데요, 회의가 하도 많다보니 한번은 통역 없이 영어로 회의를 해도 괜찮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제가 절대 안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웃음) 회의를 영어로 시작하게 됐어요.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비즈니스 영어를 주기적으로 쓰다보니 점점 늘었던 것 같아요. 라인의 환경이 그런 면에서는 너무 좋았죠. 오히려 회의할 때 쓰는 영어는 패턴이 있거나 루틴한 내용이기 때문에 익히기가 수월했어요. 그런데 일상 회화는 또 다른 이야기더라고요. 이번에 구글 본사로 출장을 다녀왔거든요. 동료들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아.. 완전히 다른 영어를 공부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랜덤한 주제들을 능숙하게 이야기 할 수 있으려면요.

구글은 토플 점수 같은 건 받지 않나보네요..

저는 토플 점수를 제출하진 않았어요. (웃음)

본격적으로 구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많은 분들이 구글에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는지 썰(?)이 듣고 싶으신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을 통해 구글에서 일을 하게 되셨나요?

사실 저도 두번만에 합격했어요. 저같은 경우엔 5년전 쯤 처음으로 리크루터를 통해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링크드인에 간단한 프로필과 이력을 적어 두었는데 아마 그걸 보고 연락이 왔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피싱인 줄 알았어요. ‘아니 나한테 왜?’라고요. 백퍼센트 피싱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어봤는데 진짜더라고요.

리쿠르터와의 간단한 통화 이후에는 실무 디자이너와의 1:1 포트폴리오 리뷰 세션을 가집니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인 작업에 대한 평가, 포지션에 적합한 지원자인지 등을 평가하는데요, 본격 면접이라고 할 수 있는 온사이트 인터뷰에 초대할지 말지가 이 단계에서 결정돼요.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몇일간 머물면서 면접을 보게 되죠.

항공권, 숙소, 식사, 렌트카 등 모든 비용을 구글에서 부담을 하고요. 사실 이때 저는 제가 합격한 줄 알았어요. (웃음) 그도 그럴게 저한테 너무 큰 돈을 투자하고 있으니까 ‘이건 됐다!’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온사이트 인터뷰는 하루동안 총 5번의 면접을 집중적으로 보는 방식인데요, 면접관 모두와 함께 포트폴리오 리뷰부터 시작해서, 각각의 면접관과 다시 1:1 면접을 진행해요. 난생 처음으로 영어로 면접을 보는데 심지어 구글 회의실에서 1:1로 면접관을 마주하니 정말 머리가 하얘지더라구요. 그래도 면접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좋아서 계속 기대를 했었죠. (웃음) 결과는 불합격이었어요.

그렇게 첫 시도가 끝나고 3년쯤 지났을까 다시 한번 리크루터에게 메일이 왔어요. 이번에는 다른 포지션이었죠. 이번에는 기회를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아서 포트폴리오부터 다시 정비 했어요. 그때 당시엔 라인에서 프로젝트 리딩 경험도 꽤 쌓인데다가 언어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 붙은 상태였어요. 구글에 있는 동료 디자이너에게 추천을 부탁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렇게 이를 갈고 준비한 두번째 인터뷰에서 합격하게 되어 구글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질문을 해도 될까요? 구글에 지원하실 때 다시 정비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드셨나요?

구글은 디자이너 개인의 사이트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깔끔한 도메인을 하나 만들어서 가장 자신 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5개 이내로 추려서 볼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그리고 평소에 간간히 업데이트 해 두던 비핸스드리블을 추가적으로 제출했어요. 이렇게 해 두면 잘 정리한 주요 프로젝트와 캐주얼한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전반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정영님의 포트폴리오가 너무 궁금한데 혹시 공개되어있나요?

그때 딱 구글 입사용으로 만들어 둔 터라 비공개예요. 다시 정리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엄두가 안나서 아직 시도를 하지 못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서핏 디렉토리에 업로드 하겠습니다.

사실.. 구글을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 ‘디자인’을 느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죄송해요!) 구글의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피드백이네요. (웃음) 저는 구글에서 비주얼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구글 비주얼 디자인은 많은 분들이 익히 생각하시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하면 ‘구글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곳’이라고 할까요.

디자인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다루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컬러나 타이포그래피 인터랙션 등 디자인 파운데이션을 정립하며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5년 후의 구글의 모습, 구글이 추구하는 아름다움, 구글의 감성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 있어요.

구글 본사에서의 정영님

구글이 어떻게 디자인 파운데이션을 논의하는지 궁금한데요!

제가 그동안 겪어본 회사 중 디자인 파운데이션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느껴요. 물론 구글은 리소스가 많기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요. 제가 생각하기에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는 Vision Track 을 만들어 곧 다가올 구글 제품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그려낸다는 것에 있습니다. Vision Track을 만들 때는 당장의 제약이나 실현 가능성은 유연하게 생각하면서 제품의 ‘방향’ 에 모든 초점을 맞춰 진행해요. 이 과정에서는 한 줄의 설명 없이도 느껴지는 좋은 경험을 목표로 미래의 디자인 스타일 / 랭귀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발전시킵니다.

두 번째는 머티리얼 디자인이 궤도에 오른 만큼 컬러 — 타이포그래피 — 아이콘을 아우르는 심도있는 대화를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최근 머티리얼에 다이나믹 컬러 시스템을 도입하고 타이포그래피에 Variable font 가 도입된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존의 관습대로 쓰던 디자인 도구들, 파운데이션들을 직접 만드는 경험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또 가시적으로, 디자인의 무형의 가치를 언급해 나간다는 점이에요. 좋은 제품은 성공적인 태스크 수행을 돕는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큰 회의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때로는 아주 세세한 디자인 스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쉽지는 않지만 ‘더 좋은 UX 경험을 위해 지표 하락을 감수한다.’ 라고 공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앞서 말했듯 무엇이 좋은 UX인지 팀 내 합의가 있는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점점 본질에 가까운 논의를 하는 것 같네요. 구글과 같은 문제 해결 기반의 UX 디자인은 어떻게 포트폴리오에 담으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전달력 높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제가 마침 막 훌륭한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고 왔는데요, 이 케이스로 설명해드리면 좋을것 같아요.

먼저 문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야해요. 이 문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는 사람도 “정말 힘든 문제구나. 이걸 어떻게 푼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성공입니다. 건조한 프로세스의 나열 보다는 본인만의 내러티브를 통해서 몰입감을 주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면 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 가장 신선했던 건 본인이 했던 시도에 X 표시를 해둔 부분이었어요. “좋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있었고 결국 좋은 해결안이 되지 못했습니다. 엑스.” 제가 보기에 멋지다고 생각했던 케이스에서 계속 X가 나오는데 다음에는 얼마나 좋은 결과물이 나올지 흥미진진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마지막 단계에선 어떤 근거로 이 케이스를 출시했는지, 유저의 반응은 어떠했고 지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최초의 프로젝트 목표와 연결시켜 주면 진짜 어썸이죠.

심지어 면접관인 저에게 질문도 하셨어요. 제게 문제에 대한 질문 하시더니 제 대답을 듣고는 “저희도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고요.”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시더라고요. 예상을 할 수가 없는 전개였어요. 종횡무진이었죠.

처음부터 문제를 명확히 제시한 것, 중간 진행 프로세스에 면접관을 초대해 질문을 한 것, 마지막 결과는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는 ‘내가 이 포트폴리오를 전부 이해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자인을 잘하는 분은 많아요. 디자인 잘하는 건 이제 기본이 되었고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 포트폴리오 리뷰 후에 충격을 받아서 책도 한권 샀습니다. (웃음)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인데요. 스토리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꾸준히 면접에 참여하고 계시는데, 뽑고 싶은 지원자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살짝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디자인 파운데이션에 대해 도전해본 경험이 있는 분에게 눈이 가더라고요. 예를 들면 스스로 새로운 폰트를 만들어 본 사람인거죠. 파운데이션에 대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사람. 폰트라는 것을 만들면서 과정을 겪어보고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많은 분들이 원하지 않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이기도 하고요.

이제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드려야할 것 같아요. 글로벌 서비스에서 유저 리서치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유저들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유저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정확히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개발자와 상의해서 앱 내 서베이를 넣는 방법으로 정량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요. 어떤 트리거가 생겼을 때 방금의 경험에 대해 묻는 설문을 받는거죠.

오히려 최근엔 재택근무로 인해 줌 콜로 유저 인터뷰를 하는것이 일상화 된것 같은데요, 현지의 업체등을 통해서 인터뷰이들을 모집한 다음 화상으로 리서치를 할수 있을거에요. 질문을 작성할 때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만족도나 선호도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보다, 태스크 수행을 요청한 뒤 관찰하거나, 특정 기능에 대한 열린 질문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용성 테스트는 5명만 인터뷰해도 80%의 UX 이슈를 찾아낼 수 있다는 닐슨 노만 그룹의 유명한 데이터도 있듯이, 너무 많은 인터뷰이를 모집하려고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정영님이 담은 구글의 전경

글로벌 프로덕트를 디자인 할 때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부분이 있는지 질문 해주셨어요. 혹은 국가마다 특이한 케이스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구글에서는 특정 국가를 위한 별도의 고려를 한다기보다, 제품 전체의 Accessibility 수준을 상당히 높게 유지하고 있어요. 전세계, 전 연령대가 쓴다고 가정하고,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닌 상황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줄 수 있게끔 노력하죠. 개인적으로 좋은 UX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제가 크게 눈이 뜨이게 된 게, 한국에서는 Accessibility 이슈는 늘 마지막에 챙기게 됐던 반면 구글은 이미 강력한 문화로 자리잡아서,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피처는 런칭 자체를 할 수 없어요. 디자인 리뷰에서도 흔하게 오가는 기본적인 피드백이 Accessibility 의 고려 여부입니다.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서퍼님의 고민이 있네요! 정영님은 디자인 시스템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인 시스템을 새로 만들고 계시다니 힘드시겠어요. 저는 무엇보다 팀의 공감대를 얻고 디자인 리더십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팀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절반은 해결됐다고 보거든요. “지금 당장의 런칭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더 멀리 가려면 우리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공감을 엔지니어와 PM에게 끌어낼 수 있다면 가장 힘든 산은 모두 넘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디자인 시스템이 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선 디자인 시스템의 가치를 이해하셔야 할 것 같아요. 크게 세 가지로 말씀 드릴게요.

첫 번째는 제품 조직의 효율성에 있습니다. 같은 프로세스와 언어들,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결국 제품 출시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 디자인 시스템의 기본적인 미덕이죠.

두 번째는 그로 인해 상당히 일관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이는 곧 예측 가능하고 쓰기 편한 제품으로 이어지겠죠. 여러분의 조직이 제품의 속도뿐만 아니라 ‘퀄리티’ 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고 있다면, 이 부분도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세 번째는 제품 자체의 아이덴티티 정립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디자인시스템은 컬러, 일러스트레이션,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등 피처에 종속되지 않는 전반적인 디자인을 포함해야 합니다. 즉 완성된 제품이라는 것은 없고 꾸준히 다듬어 나가는 요즘의 기조에서 디자인 시스템을 단단히 하고 비주얼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것 자체가 제품의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저는 디자인 시스템이 ‘UX에서 리딩하는 브랜딩’이라고도 생각해요.

디자인 시스템이 어떠한 기능을 해야하는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시고 이 부분을 지키기 위한 작업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잖아요. 정영님은 일찍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 그 이야기가 정말 궁금하거든요!

디자인 테이블 10회 기념 Art work

팟캐스트 디자인 테이블은 구글 떨어지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구상했어요. (아이고!) 그때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팟캐스트를 듣고 있었는데요.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Design Details 라는 팟캐스트 였어요. 실무 디자이너 두명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필드에 대한 아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선 왜 이런게 없을까, 없으면 내가 그냥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에 두근 거리며 비행기에서 초대하고 싶은 사람 리스트를 쓰기 시작했어요. 한국 돌아와서 바로 연락을 했죠. 그렇게 해서 현재 디자인 스펙트럼의 파운더 김지홍님, 저와 함께 호스트를 맡아준 차은경님이 한 팀으로 첫번째 시즌, 총 15 에피소드를 녹음했습니다.

감각적이고 따뜻한 @YWWFH

최근 하고 있는 YESWEWORKFROMHOME은 사실 제 재택근무 환경을 위한 무드보드에서 시작했어요. 구글에 들어와서 재택근무를 매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보이는 거예요. 이젤이 놓여있는 방도 있고 드럼이 있는 방도 있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 되더라고요.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제 공간도 근사하게 꾸미고 싶은데, 막상 참고할 레퍼런스가 많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그냥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인테리어만 담고 싶지는 않았어요. 주변의 멋진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고 그들의 인사이트를 함께 전하고 싶어요. 지금도 YESWEWORKFROMHOME에 소개할 분들을 계속해서 찾고 있답니다.

정영님의 커리어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과 가장 어려웠던 경험을 한 가지씩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커리어 진입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디자이너 IOI 기억하시나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마 주니어 디자이너 분들도 진입하는 과정이 정말 힘드실텐데요. 그 후에는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라인에서 Face Play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사건입니다. 여러 가지가 처음인 상황이었어요. 저도 인터랙션 디자인 팀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멤버 모두가 게임을 만들어 본 적도 없었고, 게다가 영상통화를 하면서 얼굴로 하는 게임? 모든게 불투명함 그 자체였으니까요. 하지만 서비스 제안부터 프로토타이핑, 실제 제작 끝까지 참여하면서 결국 출시했을때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 없을것 같아요. 당시 제 파트너였던 PM이랑 밤마다 영상통화를 했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라인이라는 작지 않은 회사에서 바텀-업으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다는게 좋았어요. 정말 즐겁게 일 했어요. 라인에서.

말씀을 들으면서도 정말 부러워요 정영님..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새로운 길을 주저없이 달리셨던 정영님의 NEXT가 궁금합니다!

저의 커리어 패스가 흥미롭다는 질문이 기억이 나는데요. 저는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시작해서 인터랙션 디자인 팀 리드, UX 팀 리드, 디자인 시스템 리딩으로 이어지고 있어요.구글에서 늘 스케일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하나의 피처를 직접 만들고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데에서 나아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결과적으로 좋은 팀이 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제품을 직접 만드는 즐거움만큼이나 팀원을 성장시키기고 팀의 변화를 가지고 오는 경험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이번에 서핏과 인터뷰를 하고 다양한 분들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게 되어 즐거웠어요. 제게도 커리어도 돌아볼 수 있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답변이 어떠한 모양이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커리어 카운셀링 첫번째 에피소드가 끝이 났습니다. 정영님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탄탄한 커리어를 밟아온 시니어가 아직까지 본인의 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반성과 탐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이었어요. 어쩌면 ‘그런 분이었기에 훌륭한 커리어 패스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 규칙을 어기지 않는 디자인, 괜찮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내는 법’ 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힘,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상상력,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정영님! 제게도 이번 커리어 카운셀링은 오래도록 옆에 두고 자주 찾게될 인터뷰가 될 것 같습니다.

커리어 카운셀링은 또 다른 고민을 듣기 위해 찾아올게요! 다음 세션엔 어떤 직군의 카운셀러님이 오시게 될까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려요 😊

혹시 정영님이 말씀하신 ‘디자인 파운데이션’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혹은 조금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셨는지요! 지금 바로 서핏에서 서퍼님의 인사이트와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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