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브랜드 디자이너의 브랜딩 스토리 : 제네럴리스트를 꿈꾸며 1편

서핏의 이전 커리어 카운셀링이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

서퍼님의 커리어 고민을 인터뷰를 통해 직접 묻는 ‘서핏 커리어 카운셀링’. 두 번째 카운셀러는 슈퍼셀 브랜드&크리에이티브 박성미 님입니다.

성미님은 네이버와 현대카드를 거쳐 슈퍼셀에서 브랜딩을 하고 계시는데요. 저는 성미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패를 대하는 자세, 도전 의식, 조급해 했던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는 불안함에 스스로가 길을 잃은 것 같진 않나요?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성미님은 어떻게 커리어를 쌓으셨을까요? 그럼 용기와 감동을 전하는 메세지로 가득 찬 인터뷰 출발해볼까요! 🚀

브랜딩, 위대한 실패와 성공의 여정

성미님은 과연 서퍼님의 커리어 고민에 어떤 답변을 하셨을까요?

안녕하세요. 슈퍼셀에서 브랜드&크리에이티브로 일을 하고 있는 박성미입니다.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어느덧 15년째 일을 해오고 있네요. (웃음)

커리어 카운셀링 1편의 이정영님의 콘텐츠를 읽었어요. 정영님과는 네이버 UXDP 동기로 시작해 꽤 오래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인데요. 정영님의 콘텐츠를 읽다 보니 커리어 회고록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을 해왔고, 이번 인터뷰가 제 커리어를 돌아보고 정리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또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기도 하고 외부에 드러나는 일 보다는 대학 특강과 같은 직접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도울 수 있는 활동들을 선호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커리어 카운셀링의 인터뷰형식을 들었을때 서핏 유저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인 것 같아 응하게 되었습니다. 😊

저는 홍익대학교에서 광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전공 과목으로 디자인의 기초뿐만 아니라 광고학, 마켓리서치, 카피라이팅, 그리고 소비자행동론과 같은 기획의 기본이 되는 것들도 함께 배웠던 것 같아요. 또한 교수님 추천으로 제일기획의 주니어보드 면접을 보게되었고 운좋게 6개월간 현업 프로젝트 미션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광고 실무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대로 진로를 결정하기보다 졸업전에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실무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 계기로 영어공부도 처음 시작하게 되었고 무작정 호주로 넘어가 이력서를 돌려가며 첫 해외취업에 도전하게 됐죠. 제가 일했던 회사는 패션 브랜드 회사로 그곳에서 그래픽, 편집, 패키지 디자인을 했었는데 미래의 해외 취업의 꿈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싹 트게된 것 같아요. 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많은 큰 조직에서 다양한 일을 배우고 싶어 네이버 신입공채를 뽑는 프로그램인 UXDP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디자인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네이버에 신입공채로 입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UXDP 프로그램이다보니 전국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모인 쟁쟁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7박 8일 일정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했고 평가받는 시간의 연속이라 대부분의 친구들이 매일 몇시간밖에 잠을 못잤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UXDP면접이 있는데, 한 면이 거울로 된 미러룸에서 면접이 진행되었어요. 그날 처음 본 친구들과 그룹을 이뤄 실무진 과제를 수행해야 했는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마자 모니터에 남은 시간이 떴고 같은 그룹 친구들과 경쟁도 협업도 아닌 생소한 미션을 수행해야했어요.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을 네이버 면접관들이 거울 뒤에서 지켜 보고있었던거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 미션을 이해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논리, 그리고 이를 간결하게 도출해내는 능력등 짧은 시간동안 조직구성에 필요한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획기적인 인터뷰였다고 생각해요.

네이버 리프레시 in 여수 EXPO

그렇죠. 네이버에서 일을 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규모가 큰 회사이다보니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실력있는 무수한 선배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매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에요. 디자인 실무 입문자에게는 최고의 특혜이자 배움의 장이었죠. 이때는 특히 디자인의 완성도를 만드는 ‘디테일’과 디자인의 ‘기본기’를 탄탄히 배울 수 있었어요.

그 당시 제가 근무했던 조직은 CMD(Creative Marketing & Design)본부였는데 네이버의 서비스 마케팅부터 디자인까지를 관할하는 조직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제 직무는 서비스 브랜딩 및 각종 컨퍼런스나 엑스포등의 오프라인 경험 디자인 작업을 주로 했던 것 같아요. 이 중 특히 매력을 느꼈던 작업이 서비스 브랜딩이었어요. 제게 브랜딩은 서비스의 특성을 파악하고 유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함축적으로 비주얼에 담아 유저의 경험까지 일관성있게 설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역이었어요.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기획 역량이 돋보여야 하는 분야란 생각이 들었고 또한 제가 학부때 관심있게 배웠던 광고 기획과 비슷한 면모가 있었죠. 그래서 다른 필드에서 깊이있는 브랜딩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네이버에서 현대카드로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현대카드에서는 Design Lab이라는 디자이너들만 모여있는 조직에서 시니어디자이너로 일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브랜딩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현대카드의 공간시리즈 중 하나인, 뮤직 라이브러리와 언더 스테이지의 디자인을 리딩했었고,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송정역1913 프로젝트부터 가파도 프로젝트에도 디자이너로 참여했었죠. 실험적인 서비스인 카멜레온 카드 디자인 컨셉 기획과 디자인 작업. 마지막으로 현대카드 그룹사의 C.I (Corporate Identity) 리뉴얼 프로젝트를 끝으로 수 년전 호주에서 싹 틔운 해외 취업을 위해 또다시 이직을 결정하게 됩니다.

현대카드 MUSIC LIBRARY

솔직히 말하면 회사의 다른 직원들 만큼 게임에 인사이트가 뛰어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슈퍼셀의 독특한 기업문화 때문이었어요. 슈퍼셀은 실패에 샴페인을 터트리는 문화가 있어요. 모든 직원들이 함께 실패를 격려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가장 힘이 약한 CEO’라는 조직문화예요. 모든 의사 결정권은 리더가 아닌 프로젝트를 이끄는 개개인에게 있다고 믿어요. 글로벌 메가 히트 게임이 그 당시 단 200명만의 직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이런 독립성과 책임감의 결과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게 된 것 같아요. 게임 전문가는 아니지만, 과거 네이버와 현대카드에서 배운 유저 접점의 경험을 토대로 슈퍼셀 유저를 위한 서비스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시도해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요. 저는 한 회사의 브랜드를 수십년간 키워내는 능력도 굉장히 리스펙하지만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프로덕트와 유저를 만나고 이해하고 성장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제 커리어 패스는 제 의도된(?) 결과라 볼 수 있죠! (웃음)

슬프지만 아직까지도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에요. 만약 제가 주니어 레벨의 디자이너였다면 기획의 의도를 잘 듣고 이해한뒤 비주얼로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기획자 또는 디렉터의 역할로 업무를 해야하니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외국계기업 취업을 만만하게 봤던 제 큰 실수였죠. 그래도 지난 6년간 해외회사에서 일하면서 현재까지도 노력중이 3가지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어요. 첫번째는 실수를 용납하는 마인드, 두번째는 간결한 사고, 마지막으로 발음이에요.

저는 광고 관련 전공이라 매 수업마다 경쟁 피티가 필수였어요. 그때 발표자 역할을 많이 했었죠. 그래서 ‘한국말’을 꽤 잘한다고 생각했었어요.(웃음) 그래서 영어를 말할때의 어설프고 부족해보이는 나를 인정하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요. 아마 ‘영어를 말하는 나’는 ‘한국어를 말하는 나’에게 열등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먼 길을 돌아보니 결국, 실수를 유연하게 수용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했어요.

두번째로 간결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해요. 한국어는 네이티브 언어라 다양한 미사여구를 붙여 말해도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제2외국어인 영어를, 한국어를 말할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말하게되면 장황해지기가 쉽고 청자가 명확하게 이해하기 힘들어져요. 그래서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간결하게 핵심만을 전달하는 연습을 지금도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발음’이에요. 영국식, 미국식의 근사한 발음을 따라하라는 것이 아닌 발음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습이 필요해요. 어떤 음절에 강세를 주는 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헤프닝을 많이 겪어봤거든요. 이 부분은 한가지 팁이 있다면 저는 Auto transcription앱을 이용해서 신문기사를 소리내어 읽어 녹음하고 ai가 인식하지 못하는 발음을 찾아 정확하게 발음할때까지 연습하고 있어요.

현대카드 UNDER STAGE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즘 ‘브랜딩’이란 단어가 일종의 트랜디한 용어가 된 것 같아요.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브랜딩’을 외치는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 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사실 정확하게 브랜딩이 뭔지 저조차도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때때로 다 덜어냈을때 남아있는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요.

한가지 단순화한 예를 들어보자면, 브랜드 = 사람으로 치환시켜 보는거예요. 그럼 ‘브랜딩’이란 타인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무수한 노력의 과정이 되는거죠. 이는 단 한 번의 좋은 경험만으로 형성되지 않잖아요.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좋은 마인드셋, 가치관, 이것들이 반영되어있는 애티튜드 등 지속적으로 신뢰가 쌓였을때 우리는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듯이 좋은 브랜딩이란 한 브랜드가 지녀야할 좋은 펀더멘탈, 프로덕트 그리고 유저와의 진정성있는 소통등이 일관되게 유지할 때 형성되는 로얄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브랜딩은 기업이 나아고자 하는 비즈니스 방향과 철학과도 일관되어야 할 필요가 있죠.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람에게 결국 마음을 열게 되어 있으니까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브랜딩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라면, 좋은 관계를 만드는 활동에 꼭 심미적인 어필이 주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브랜딩 영역에는 심리학, 인문학, 비즈니스등을 공부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활약하고 있고, 각자의 기준으로 좋은 브랜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디자인적 소양이 있다는 것은 유저와 최접점에서 비주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이 있는거니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거죠.

한가지 떠오른 예가 있는데 말씀드릴까요? (네!) 슈퍼셀에서 ‘댄싱 고블린’ 이벤트를 기획한 적이 있어요. 슈퍼셀의 한 아티스트분이 6가지 형태의 댄싱 고블린 피규어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특별한 유저 경험을 만들지가 회사의 고민이었죠. 결국 게임회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재미’있는 경험을 만드는 거잖아요. ‘재미’는 데이터와 논리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감각과 직관의 영역이기도해요. 이는 디자이너들이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고요.

댄싱 고블린 트럭 스케치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가 어릴 때 보았던 문방구 앞 뽑기 기계였어요.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기대하며 뽑는 이 ‘재미’를 이 프로젝트에 대입 시켜보면 어떨까? 그리고나서 바로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했죠. 마치 놀이공원 한켠에 서있을 법한 대형 트럭을요. 그리고 그때 그린 이 한 장의 스케치가 프로젝트의 최종 이미지가 되었어요. 이처럼 디자이너가 브랜딩을 했을때의 장점은 비주얼을 통해 원하는 바를 직관적인 표현하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아요.

SUPERCELL CLASH ROYALE 댄싱 고블린 트럭

서퍼님들! 성미님의 첫 번째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성미님은 늘 새로운 배움을 찾아 과감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으셨어요. 특히 ‘다른 것을 배우고 싶을 때 이직을 한다.’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많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또, 실패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슈퍼셀의 문화 이야기도 참 인상 깊었어요. 실패를 용인하고 축하하라는 내용의 아티클이나 책은 많이 읽었지만 실제로 그런 문화가 정착되기란 쉽지가 않으니까요. 나는 과연 스스로 실패를 축하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업에 대한 성미님의 이러한 열정과 태도가 크리에이티브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비결인 것 같아요. 다음 편에서는 브랜딩이라는 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 일을 잘 하기 위한 실무적인 조언을 준비했습니다 :)

서퍼님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세요. 😊 성미님의 기억에 가장 깊이 남았던 질문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진심 어린 성미님의 조언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다음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브랜딩이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죠. 비즈니스와 회사의 철학을 담아 지속적으로 고객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인사이트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브랜드&크리에이티브의 커리어를 꿈꾸는 서퍼님을 위해 서핏이 준비했어요. 🏄🏻

서핏에서 브랜딩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와 아티클을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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